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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avril 2015 1 13 /04 /avril /201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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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 잡힌 세월호 특위
지난 4월2일, 서울 광화문 광장은 또다시 눈물바다였다. 다시 거리로 나온 세월호 희생자·생존자 가족들은 눈물 속에 머리를 밀었다.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위)’ 정부 시행령을 철회하라는 단체 삭발이었다. 세월호특별법(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통과를 위해 광화문 앞에서 노숙과 단식시위를 거듭했던 그들이 시행령 때문에 또다시 광화문에 선 것이다.

 

지난 3월27일 해양수산부가 입법예고한 시행령은 애초 특위가 제시한 원안에서 인력과 예산을 크게 축소했을 뿐 아니라, 조사 대상인 공무원에게 오히려 ‘칼자루’를 쥐어줘 조사위의 ‘독립성’을 흔드는 방안이라는 게 특위와 유족들의 지적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지금까지 세월호특별법과 시행령이 만들어진 과정을 되짚어보면 ‘감추고 덮으려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태도가 여실히 드러난다.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여당 의원과 여당추천 특위위원
‘세금도둑’ 발언 뒤 시행령 누더기

 

해수부안, 특위 제시한 원안 왜곡
조사 인력·권한·예산 대폭 축소

 

진상규명 방해하고 독립성 상실해
기존 정부조사에 면죄부 부여 의도

 

 

■ ‘세금도둑’ 가이드라인

 

특위 구성 논의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다. 논의에 찬물을 끼얹은 건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의 ‘세금 도둑’ 발언이었다. 김 의원은 1월16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특위를 지칭해 “이 조직을 만들려고 구상하는 분이 공직자가 아니라 ‘세금도둑’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조사위의 한 위원은 “해양수산부와 논의가 잘되고 있었는데 김 의원 발언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시 특위에서 검토중이던 ‘조사위 직제·예산안’을 넘겨받아 이를 ‘세금도둑’이라 표현했는데, 이 초안을 보내준 인사는 새누리당 추천 조대환 부위원장이었다. 조 부위원장은 검사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인수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세월호 특별법 협상의 사실상 여당 쪽 대표로, 당시 청와대와 직접 소통하며 진두지휘한다는 이야기가 여당 내부에서 흘러나왔다. 새누리당 추천 황전원 비상임위원은 김 의원 기자회견 이틀 뒤 “특위 위원 조차 모르는 세월호조사위의 예산요구액은 황당하고 터무니 없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했다. 조 부위원장은 1월23일에는 이석태 위원장과 사전논의없이 설립 준비단에 파견된 공무원을 철수하도록 명령하기도 했다.
■ 흔들리는 특위

 

‘세금 도둑’ 은 이후 시행령 논의 과정 마다 ‘가이드라인’으로 작동했다. 세월호 보·배상 논의과정에서 ‘교통사고’ 등에 빗대 세월호 사건을 ‘돈문제’로 치환했던 논리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조 부위원장 등 5명의 새누리당 추천위원들은 기존에 논의되던 인력·예산을 대폭 축소한 안을 제시했고, 2월12일 조사위에서 표결로 시행령안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새누리당 추천위원 5명은 차례로 퇴장했다. 이들은 이틀뒤 해수부와 행정자치부·기획재정부에 자신들의 의견을 별도로 제출했다. 2월17일 특위 차원에서 당초 241억원이던 예산안을 198억원으로 줄인 시행령안을 정부에 제출했지만, 3월27일 정부가 입법예고한 시행령 뼈대는 여당 추천 5인의 위원 안과 가까웠다. 이석태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정부 관계자가 우리 안(특위)과 5인 소수안이 있는데 5인 소수안을 ‘초이스(선택)’했다고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3월23일에는 특위의 주간업무보고 문서를 보내는 이메일 수신자 중 강용석 대통령비서실 부이사관과 박승기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 송상근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 방배경찰서 정보과 직원등이 포함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다.

 

■ ‘사건’과 ‘사고’의 차이

 

특위 내부 논의 과정을 보면 위원들의 시각이 세월호 침몰을 두고 ‘사건’과 ‘사고’로 나뉘는 것을 엿볼수 있다. 쟁점 중 하나는 조사 대상과 범위였다. 조대환 부위원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9·11조사위원회도 정부 조사 자료를 먼저 조사하고, 미진한 부분을 추가로 조사했다. 한정된 시간과 자원이라는 조건에서 그렇게 하자는 것으로 위원들 사이에서도 그런 입장이 많았다”고 말했다. 여당위원들은 예산안에 담겨있는 기초조사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결국 해수부가 발표한 시행령에는 진상규명 업무를 “4·16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관한 정부 조사 결과의 분석 및 조사”로 규정했다. 이석태 위원장과 세월호 가족들은 “조사 대상을 정부조사와 결과·자료로 한정해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기존 정부조사에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게다가 지난해 새누리당 의원들이 세월호 사건을 ‘교통사고’나 ‘조류 독감’에 빗대 불러온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여당 추천 고영주 위원은 9일 제4차 전원위원회 회의에서 “세월호 사건은 다른 참사보다 독특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른 참사보다 특별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 여당 추천 위원은 “특위가 애초 제시한 인력과 예산안이 진상규명 보다 정치적 쟁점화에 뜻을 두는 것 같은 의구심이 든다”는 불신을 보이기도 했다.

 

■ 조사대상에게 권한을 준 시행령 해수부가 3월27일 내놓은 시행령은 정부와 여당이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을 바라보는 시각이 종합됐다. 애초 125명으로 논의되던 인력은 90명으로 줄이고 조직을 축소했다. 특위는 위원장과 상임위원들 주변의 주요 직책에 공무원들을 배치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권영빈 상임위원은 “정부가 내놓은 시행령의 포인트는 기획조정실장, 조사1과장, 안전사회과장에 공무원을 배치한 게 포인트”라고 말했다. 특위 업무를 총괄하거나, 진상규명 업무 핵심 자리다. 특위의 취지 자체가 정부의 무능·부실 대응을 조사해야 하는데 조사대상인 공무원들에게 권한을 준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의 9·11조사위원회는 (당시 여당인) 공화당이 추천한 사무총장이 백악관 인사와 사적으로 만난다는 사실만으로도 독립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어쨌든 특위가 하루라도 빨리 출범해야 한다는 건 위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조대환 부위원장은 “후대 사람들이 계속 볼수 있는 진상규명 보고서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갈등도 그런 과정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시행령 수정 입장을 밝힌 상태다. 시행령은 대통령령이다. 대통령 결단만 남은 셈이다.

 

이승준 오승훈 기자 gamja@hani.co.kr

 

[관련 영상] 세월호의 진실, 재판만으로 인양할 수 없다/ 불타는 감자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68655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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